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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들기

안 쓰는 스마트폰으로 만든 디올 무선 AP

요즘 세상에 집안에서 와이파이가 안 된다는 것은 공적으로나 사적으로나 무슨 일을 제대로 할 수가 없게 됨이 천하가 아는 일일진대,

소햏의 거처에서는 도대체가 알 수 없는 사유로 유무선 공유기 사용이 엄중히 금지되어 있으매, 이더넷 랜선 하나를 이리 꽂았다 저리 꽂았다 간에 붙였다 쓸개에 붙였다 귀찮기가 이루 말할 수 없는 지경이니,

희한하게도 유무선 공유기를 켰다 하면 득달같이 인터넷이 차단되는 데 비해 스마트폰의 무선 테더링 기능은 어떠한 제약도 없이 잘 작동하는 바,

안 쓰고 굴러다니는 스마트폰에 멀티 허브를 연결하야 랜선을 꽂고 무선 테더링을 켜서 그나마 아쉬운 대로 와이파이 존을 구현하여 전자파에 둘러싸인 삶을 잘 살고 있소.

 

그런데 문득 스마트폰과 멀티 허브가 꼴사납게 붙어있는 모습을 볼작시니 영판 보기에 아니 좋은지라,
마침 럭셔리하고 보기 좋고 적당하고 적절한 상자 하나를 구하게 되어 명품 AP를 갖추게 되었소.

 

해부도

준비물로는 적절한 크기의 상자, 무선 테더링을 지원하며 USB type C 포트를 갖춘 스마트폰, 이더넷(랜선) 포트와 PD 기능을 지원하는 멀티 허브, 5V에서 적당히 돌아가는 적절한 크기의 냉각팬, USB type A와 냉각팬의 전원 선을 연결해 줄 적당한 스위치 케이블이 필요하오. 아울러 PD 충전에 충분한 전력을 제공하는 충전기와 C to C 케이블도 필요하오.

스마트폰에 멀티 허브를 연결하고, 멀티 허브의 이더넷 포트에는 랜선을 꽂고, 멀티 허브의 PD용 USB type C 포트에는 충전용 케이블을 꽂고, 멀티 허브의 USB type A 포트에는 냉각팬에 연결한 스위치 케이블을 꽂고,
준비된 상자에 이리저리 최선에서 20%쯤 부족하게 노오력하여 준비물들을 배치하오.

스마트폰을 100% 충전 상태로 무한정 충전기에 꽂아두면 몇 달포 지나지 않아 배터리가 부풀어오르는 몹쓸 지경에 이르게 되므로, 모름지기 배터리 보호 기능이 있는 기종이라야 할 것이오.
소햏의 갤S10e는 얼마 전 업데이트로 85% 충전 제한 기능이 추가되어(설정 → 배터리 및 디바이스 케어 → 배터리 → 기타 배터리 설정 → 배터리 보호) 천만 다행이라오.
PD 기능을 지원하지 않는 케이블을 쓰면 충전 전력이 부족하여 금새 배터리가 동나게 되므로 주의해야 하오.

냉각팬이 없으면 스마트폰과 멀티 허브의 발열로 인해 얼마 가지 않아 작동 불능 상태가 되므로 냉각팬은 필수이되, 지름 5cm 이하의 조그마한 팬으로도 충분하오.
아울러 냉각팬이 제대로 작동토록 하기 위해 상자에 통풍구 2개소를 개통해 두어야 함은 물론이오.
아울러 랜선과 전원 케이블을 꽂을 구멍도 각기 개통해야 함은 당연지사요.

 

상자 닫기

소햏이 준비한 상자는 바로 소햏이 대단히 혐오하는 김 모 여인이 특별히 좋아한다는 명품 브랜드 디올의 것이구료.
원래 뭐가 들어있던 것인지는 잘 모르겠으나, 서랍식으로 열리는 튼튼한 상자라오.

 

랜선과 전원 케이블

서랍식 상자이므로, 바깥 상자 옆구리에는 전원 케이블이 무사히 지나갈 수 있도록 홈을 파 두어야 하오.

 

완성

상자를 닫으면 이처럼 깔끔한 명품 무선 AP가 되는 것이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