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론》의 메시지는 너무나 단순명백한 것이었다. 인구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데 식량은 산술급수적으로 증가한다면 어느 시점에선가 반드시 파국이 찾아든다.…
 이 법칙이 타당하다면 노동자의 임금은 최저 생존 수준을 벗어날 수 없다. 빈민을 구제하려는 모든 노력은 인구 증가를 부추겨 더욱 비참한 파국을 초래할 뿐이다. 맬더스는 여성의 품위를 해치고 난잡한 성생활을 조장한다는 이유로 산아제한에 반대했기 때문에 파국을 예방할 유일한 방법은 "매년 죽는 사람이 늘어나도록 빈민들에게 불결한 습관을 장려하고 전염병이 잘 돌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 유시민, 유시민의 경제학 카페, 돌베개, 2002:67p.


경제학자의 '합리적인' 대책이란 이와 같이 매정할 수밖에 없는 것이오.
사람들에게 '경제를 살린다'는 말 뒤에 어떤 몰인정한 계획이 숨어 있는지 알아챌 눈이 있었다면, 그언젠가 누군가를 찍지는 않았을 테요.


 
…전염병과 인구 증가 사이의 역사적 상관관계를 연구한 학자들의 분석에 따르면 약품과 수술 등 의료기술의 발전이 인간의 평균수명 연장에 기여한 바는 상대적으로 매우 미미하다. 그보다는 상하수도의 분리와 방역 등 일반적인 공중보건정책, 그리고 주거환경과 식생활의 개선 등으로 영아사망률과 전염병 사망자가 급격하게 줄어든 것이 평균수명 연장의 주된 원인이었다. 그러니 의료기술이 더 발달하면 나도 더 오래 살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은 별 의미가 없다고 하겠다.

- 194p.


피폐한 주거환경과 불량한 식생활에 놓여있으면서 한나라당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스스로의 무덤을 열심히 파고 있는 것이 아닌가.



…지난 세기 전환기의 가장 뛰어난 경제학자로 널리 인정받고 있는 폴 크루그먼이 한 말이니 독자들께서는 믿으셔도 된다. 그는 『경제학의 향연』 서론에서 이런 취지의 좋은 말씀을 하셨다.

경제학이 원시과학임은 말할 나위도 없다. 19세기 말 20세기 초의 의학과 비슷하다. 당시 의학교수들은 인간의 신체기관과 작용에 관한 수많은 정보를 축적했고, 이를 토대로 질병을 예방하는 데 매우 쓸모 있는 충고를 해줄 수 있었다. 하지만 정작 병에 걸린 환자는 제대로 치료할 줄 몰랐다. 경제학이 이것과 똑같지는 않지만 크게 다르지도 않다. 경제학자는 경제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대단히 많이 알고 있지만 … 치료할 수 없는 게 많다. 무엇보다도 가난한 나나를 부유하게 만드는 방법을 모른다. 경제성장의 마법이 사라진 것처럼 보일 때 그것을 회복하는 법도 모른다.

크루그먼의 말은 여러 가지 의미를 지닌다. 그 중에 국가의 경제정책적 권능과 관련하여 비교적 분명한 메시지는 이런 것이다. 자기가 대통령이 되기만 하면 온 국민을 부자로 만들어주고 빈부격차와 불황을 비롯한 온갖 경제적인 악을 제거할 것처럼 큰소리치는 정치가를 믿지 말라. 무식한 돌팔이가 아니면 말만 번지르르한 사기꾼이 틀림없으니까.

- 248p.


이 책이 발행된 때는 2002년.
그 뒤로 5년 동안 저 명쾌한 '메시지'를 많은 사람들이 이해했다면, 지금은 더 낫지 않았을까.




  1. 은령 2011.03.29 21:10 신고

    선지자가 광야에서 외쳐도 백성들이 귀를 막고 있으면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것의 쓸만한 예로구려.

    • - 관리자 - 2011.04.04 10:09 신고

      그렇소. 이것 말고도 이런 일들이 비일비재했을 것임을 짐작할 수 있소.

  2. 조석현 2011.04.06 22:19 신고

    6번라
    5번솔
    4번파
    3번미
    2번레
    1번도


… trade union을 '무역연합'으로 번역한 사례가 있었다. trade에는 '무역'이라는 뜻이 있고 union은 '연합'이니까 번역자는 아무 생각 없이 그렇게 옮겼을 테지만 올바른 뜻은 노동조합이다. 그 무신경과 대담함이라니!

- 남경태, 개념어사전, 들녘, 2006:60-61pp.


이에 대한 친절한 링크 : http://www.google.co.kr/search?sourceid=chrome&ie=UTF-8&q=trade+union






…우리의 경우 1980년대의 생산성이 30이었는데 2000년도의 생산성은 200을 기록했다. 7배의 생산성 증대를 기록한 것이다. 1980년대에 우리가 주당 70시간을 일했다면 지금은 동일한 생산물을 주 10시간에 생산하고 있다는 이야기이다.
 생산성의 증대가 노동시간의 단축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것은 일하는 사람들이 창출한 가치가 그만큼 일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흘러들어가고 있음을 의미한다. 그뿐만 아니라 생산성의 증대가 노동시간의 단축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것은 그만큼 많은 노동자를 생산의 영역에서 축출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임금노동자의 생산 능력이 증대할수록 고용주의 해고 능력이 증대하는 것만큼 우리가 겪는 고통스러운 역설도 없다. 생산성이 2배로 증대되었는데 노동시간이 절반으로 단축되지 않으면 노동자 2명 중 1명은 일자리를 잃는다.…

- 황광우. 철학콘서트. 웅진씽크빅, 2006, p.189


 

…신교의 엄격한 신봉자들인 뉴잉글랜드의 청교도는 1703년에 의회의 결의에 따라 인디언의 머리 가죽 1장 혹은 포로 1명에 대하여 40파운드의 상금을 걸었다. 1720년에는 머리 가죽 1장에 상금을 100파운드로 올렸으며, 1744년 매사추세츠 지역에서는 12세 이상의 남자 머리 가죽 1장에 100파운드, 남자 포로에 105파운드, 여자나 아동 포로에는 55파운드, 여자나 아동의 머리 가죽에는 50파운드의 상금을 내걸었다. 영국 의회는 살육과 머리 가죽 벗기기를 '신과 자연이 자기들에게 부여한 수단'이라고 선언했다.

- p.194


 

…애덤 스미스 하면 떠오르는 이 '보이지 않는 손'은 1000쪽이 넘는 『국부론』에서 딱 한 번 출현한다. 아마도 스미스가 이 비유를 집어넣은 것은 기독교에 대한 미안함 때문이었을 것이다..…

- p.205


 

'노무현 대통령이 읽은 책들' 목록에 들어있는 책이라서 샀는데, 읽는 내내 절실히 후회한 바 있소.
도무지 재미가 없거니와, 소햏은 '리더십'이라는 단어 자체를 혐오하는지라.
그나마 몇 군데 교양을 채워주는 구절이 있어서 발췌하는 바이오.  

… 인간 나폴레옹에 관한 신화 또한 방문객들을 끌어들인다. 키가 아주 작았다고 해도, 그는 위협적이고 계산적이었던 것 이상으로 상징적으로 크고 매력 있는 당당한 인간이었다. 그의 뛰어난 기억력과 복잡한 상황을 단순화시킬 수 있는 능력은 경쟁자들뿐만 아니라 동료들까지 놀라게 했다. 그는 별도의 편지를 4명의 비서들에게 동시에 따로 불러주곤 했고, 그럴 때마다 항상 정확하게 자신이 멈춘 곳에서부터 다음 말을 이어갔다고 한다.

- 제임스 맥그리거 번스(조중빈 옮김). 역사를 바꾸는 리더십. 지식의 날개, 2006:p150.


연전에 모 방송에서 앙드레 김 선생이 TV 다섯 대를 각기 다른 채널로 동시에 시청하는 장면을 보았소만, 나폴레옹도 저러한 본좌급 멀티태스킹이 되었던 모양이오. 라디오 틀어놓으면 책 한 줄도 읽기 힘들어지는 소햏으로써는 납득(?)하기 어려운 경지로구료.

… 왜 프랑스는 거의 모든 사람들이 비난하는 정치체제를 부활시켰을까? 그것은 최근의 억압적인 비시정권에 대한 반발, 그리고 제3공화국이 국민들에 의해 폐기된 게 아니라 히틀러에 의해 분쇄되었다는 감상적인 이유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것들은 부분적인 이유에 불과했다. 가장 주된 이유는 정당 두목들이 허약한 정부를 원했기 때문이었다. 그들은 수많은 파벌로 인해 야기되는 혼란을 뛰어넘는 리더십이 나오는 체제보다 각자 나누어 먹을 수 있는 허약한 정부를 선호했다.

- p158.


우리의 애증 덩어리 민주당이 허구헌날 덜떨어진 모습만을 보여주는 이유는 저것 때문인가?


… 드골의 긴밀한 감독하에 젊은 변호사들 팀이 비밀리에 준비한 제5공화국 헌법은 전형적인 드골식이었다. 제5공화국 헌법의 핵심은 권력을 의회로부터 국가의 중재자이자 보호자인 대통령으로 옮겨오는 것이었다. 7년 임기의 대통령은 의회가 아닌 국민이 선출하도록 했지만, 국민의 직접투표가 아니라 주로 지방 관리들인 8천 명의 선거인단에 의해 선출하는 방식이었다. 대통령은 총리를 지명할 권한과 의회를 해산하고 법안을 거부할 권한도 가졌다. 또한 비상시에 대통령은 "상황이 요구하는 모든 조치"를 취할 권한도 가지게 되었다. 1958년 9월 새 헌법은 국민투표에 의해 80%의 압도적 지지로 비준되었고, 석 달 뒤 드골 역시 압도적 지지로 제5공화국의 첫번째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 pp159-60.


전두환의 롤 모델이 드골이었던 모양.






이 책을 통틀어 가장 뜻밖, 느닷, 어이, 쉣더, 이뭐.. 스러웠던 대목은 바로 표지에 붙어 있는 '추천하는 글' 되겠소.

"마음에 와 닿는 책이다. 지구촌의 빈곤에 대해 저자의 절실한 문제의식이 느껴진다. 가난한 사람에 대한 연민도 절절하다. 모두가 절망에 빠져 있을 때 비전을 보고, 서로에게 힘을 실어주는 리더십이 해결책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힘이 생긴다. - 이명박(제17대 대통령 당선자)"

이 책을 왜 샀담.
  1. 은령 2011.03.10 19:50 신고

    프랑스에서 자라나 프랑스식 자유주의를 찬양하며 우파를 경멸하는 양반의 블로그를 요전에 한번 들러보았었소.
    노무현을 인정할 만한 우파로 생각하는 나름 좌파적 인물이 스스로 존경하는 유일한 정치가로 드골을 꼽은 걸 보고 있자니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속한 곳만은 영 객관적으로는 보지 못한다는 생각이 들더구려.

    • - 관리자 - 2011.03.11 09:22 신고

      실로 그렇소이다.
      내가 믿고 있는 것이 과연 참인지 의심해보는 데서 진보가 시작된다고 사료되오.
      소햏도 프레임에 갖혀 지내는 형편이기는 하오만..


… 이집트의 무바라크 정권은 미국의 조종을 받고 있는 셈이지. 무바라크는 미국의 손에 놀아나는 꼭두각시에 불과해. 중동 지역에서 미국의 피리 소리에 맞춰 춤을 추고 있단다. 무바라크는 양자택일을 할 수밖에 없어. 미국의 용병 역할에 순응하든가, 아니면 자국의 극심한 기아에 따른 반란으로 축출당하든가 말이야.

- 장 지글러(유영미 옮김).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갈라파고스. 2007:p96.


장 지글러의 원서 초판이 나온 때는 2000년.
우리는 불과 두어 달 전에야 이집트에 이러저런 문제가 있는 걸 알게 됐지만, 알만한 사람은 이미 10여년 전부터 무바라크 정권의 운명을 예상했다는..

다음은 다른 인상적인 부분.


… 또 이웃 나라들이 그렇듯이, 부르키나파소도 부패한 관료들 밑에서 신음하고 있었어. 3만 8천명의 관료가 국가예산의 70퍼센트 이상을 자신들의 급여로 챙기고 있으니 더 말해 뭐하겠어. 그나마 매년 10월이면 바닥이 났어. 그래서 정부는 공무원 급여를 주기 위해 외국의 원조를 구걸해야 했단다.

- p140.


… UNDP는 국제사회가 제공하는 다양한 개발지원금을 조정하기 위해 '유럽 원탁회의'를 제네바에 설치하고 있다. 하지만 지원의 사회적 효용성을 점검하지 않는다. 가령 1998년 11월 원탁회의 후 제3세계에서 가장 폭력적이고 부패한 정권 중 하나인 차드의 데비 정권은 다시금 1억 2천만 달러 규모의 지원금을 받았다. 데비 일당은 그 지원금으로 우선 남부의 반란세력을 진압하고는 스위스의 은행에 개인계좌를 개설했다.

- p165.

노무현 지음. 《성공과 좌절》. 학고재. 2009.

오늘은 그를 기억하며, 위 책에서 인상적이었던 부분을 발췌하오.

22p.
참여정부의 비전과 전략 … 국정목표
… 경제발전 공약이 빠졌다는 지적이 있었다. 우리는 너무 당연한 것이어서 시대적 과제가 될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었다. 오해에 많이 시달렸다. …

143p.
… 하지만 그렇게 청문회를 하면서도 계속 노동 현장에 다녔습니다. 제가 주로 하는 일은 노동운동 지원이었습니다. 그러다보니 '국회의원이 중립을 지켜야지, 왜 노동자 편만 드는가? 사장 편도 좀 들어라'는 비판을 많이 받았습니다. 그런 공격을 많이 받았는데 그때 저는 이렇게 대답을 했습니다. "국회에 299명의 의원이 있는데 200명 이상이 사장 편을 들어주지 않습니까? 압도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사장 편에 서 있는데 노동자 편도 몇 몇 있어야 되지 않습니까?" …

  1. 우석08 박정웅 2010.06.07 17:48 신고

    불과 몇시간 전에 뵈었군요 ㅎㅎ

    블로그에 방문하면 댓글좀 달으라시던 말씀이 기억나서 오랜만에 한번 들어왔습니다.

    왠지 시험기간이면 평소에는 잊고 있던 모든 블로그와 싸이를 한번씩 방문하고

    인맥관리를 하는건 무슨 이유인지 모르겠습니다. -_-

    정신연령이 낮아서 아직까진 정치에는 별로 관심이 없지만

    故노무현 대통령의 인간성과 철학은 깊이 존경하는 터라 아직도 많이 안타깝습니다.



    아무튼 지난주 오늘 황금같은 연차내셔서 강의해주셔서 감사드리구요

    부디 기말고사도 강의하실 때처럼 대인배스러운(?) 출제 부탁드립니다. ㅋ

    • - 관리자 - 2010.06.09 10:18 신고

      역시 시험기간이야말로 인간의 사교성과 창의력과 잉여력이 가장 충만해지는 시기이지요ㅋㅋ
      저도 그 증상이 심해서, 시험기간엔 아예 모니터를 떼어 쳐박아두기도 했더랍니다. (시험기간만 되면 우석한의 홈페이지가 리뉴얼 되던 시절ㅋ)

      모쪼록 시험은 즐겁게..


오늘은 위 책에서 인상적이었던 부분을 발췌해두려 하오. 쿠바의 여러가지 인상적인 모습을 볼 수 있었소.

32~33pp. … 경제발전 과정에서 흔히 있게 마련인 정치의 부패나 사회적인 불평등도 쿠바에서는 별로 볼 수 없었다. 카스트로 지도부는 소련과 동구권의 공산당 지도부와 비교해도 전혀 사사로움이 없는 청렴한 집단이다. 카스트로가 거주하는 곳은 매우 평범한 주택이며, 사치품이라 해봤자 대형 텔레비전 정도뿐이라고 한다. 수상으로 뽑힌 카를로스 라페 관방장관은 자전거로 통근하며, 로베르트 로바이나 전 외무부장관은 "장관으로서 일을 맡은 바에는 국민과 동떨어진 생활을 하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국민과 같은 생활을 하는 것이 국민들에게서 이해를 받을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일 것입니다"라고 말하고 있다.
 일요일에 식료품을 사는 매장에서도 국회의장이란 사람이 시민과 마찬가지로 물건을 사기 위해 함께 줄을 선다. 이처럼 지배 관료층이 존재하지 않으며 국민과 지도자들의 거리가 멀지 않으니 당과 지도부에 대한 원망이 생겨날 리 없다. …

135p. … 그런데 경제위기를 거치며 이 치료체제를 유지할 기초를 잃어버리고 말았다. 의약품의 국내 생산량은 3분의 1 이하까지 떨어졌고, 수입했던 진단장치·수술기구·마취약·항생물질·염소 등 의료비품은 물론 비누·세제·화장지·기타 일상용품도 부족해졌다. 이제 최악의 위기 상황은 벗어났다고 해도 지금도 경제봉쇄가 계속되는 중이어서 힘든 상황임에는 변함이 없다. 그럼에도 의료비는 여전히 무료인데다 유아 사망률도 매년 계속 떨어지는 등 기존의 복지·의료체제를 계속 견지하고 있다. 또한 백신 접종을 통해 전염병도 예방하고 있는데, 1993년에 세계보건기구(WHO)는 소아마비 바이러스 유행을 근절시킨 최초의 나라로 쿠바를 꼽았다. …

207p. … 어린이들이 공부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것은 기본적인 인권이다. 유엔은 '국제적인 인권합의'에 '교육의 권리'를 포함시키고, 1998년에 세계 각국에 무료 초등교육 제공을 요청했다. 이 '어린이 교육권리 조약'에는 세계 대부분의 나라들이 서명했다. 다만 두 나라만이 서명하지 않았는데, 소말리아와 미국이 그 나라들이다. …

253~254pp. … 혁명 전에는 의사가 거의 백인이었지만 지금은 출신계급과 인종에 따른 차별이 전혀 없으며, 남녀차별도 없다. 전체적으로는 48퍼센트, 가족 주치의 중에는 61퍼센트가 여의사다. 다른 나라에서는 의사가 되려면 어느 정도 돈이 필요하지만 쿠바에서는 무료로 의학교육을 받을 수 있다. 쿠바는 전문직의 최고 임금과 일반 노동자의 최저 임금의 격차가 25퍼센트에 그치는 평등사회를 구축했고, 게다가 무료 교육제도도 갖추었기 때문에 평균 이하의 수입을 얻는 가정의 청소년들도 충분히 의사가 될 수 있다.
 다만 다른 나라와는 결정적으로 다른 점이 있는데, 의학부에 합격하기 위해서는 학력만이 아니라 지역의 커뮤니티 조직으로부터 "이 학생은 훌륭한 청년이다"라는 추천을 받아야만 한다는 사실이다.…

257p. … 쿠바 사람들의 정치의식은 높은 편이다. 그럼에도 젊은이들이 정치에 대해 관심을 갖도록 하기 위해 16세부터 선거권을 부여한다. 재일쿠바 대사관의 미겔 바요나 씨에게서 쿠바의 독특한 선거 시스템에 대한 소개를 들을 수 있었다.
 "쿠바의 투표장에서 부정한 선거가 행해지는지 아닌지 확인하는 것은 지역의 초등학생들입니다. 어린이들의 귀여운 눈동자 앞에서는 좀체 나쁜 일이 생기지 않습니다. 더불어 어린이들에게는 사회 공부도 되고요." …

260~261pp. … 결과적으로 3백만 명의 민병이 조직되었고, 미국이 침공했을 때 어디에서든 곧바로 전투를 벌일 수 있도록 공장·농장·대학 등 전 국토에 걸쳐 무기를 배치했다. … 학교에 무기를 둔다는 것은 매우 위험한 생각인데, 이것은 카스트로 정권이 압도적 다수의 국민에게서 지지를 받는 평화로운 국가라는 자신감의 반증이기도 하다. 군사력으로 시민을 탄압하는 독재정권이나 정세가 불안정한 나라 같은 경우 학생과 시민에게 군사훈련을 실시하고 무기를 나눠준다면 내전과 쿠데타의 발발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자살행위나 다름없다. …

284~285pp. … 셔원 씨는 계속 말을 이어갔다.
  "내가 가장 강조하고 싶은 것은 이것인데요, 쿠바에서는 농업장관의 급료가 450페소이고, 의사의 급료도 그것보다 낮은데 농민은 8백 페소 이상이나 된다는 사실입니다. 물론 '어째서 농사일을 하는 아랫사람이 저렇게 많은 돈을 가져가는가'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많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전문적인 일에 종사하는 기술자들이 그런 의문을 제기합니다. 그럴 때 나는 이렇게 답하곤 합니다. '그렇다면 당신이 밭에서 10시간, 12시간 일한다면 어떻겠습니까? 에어컨도 없는 실내에서 일한다면 어떻겠습니까? 그렇게 한다면 얼마든지 돈은 지불하겠습니다'라고요. 나는 그것이 진정한 사회주의라고 생각합니다. 평생 열심히 일하는 사람이 수입을 제대로 얻지 못하면 안 됩니다. 덕분에 생산성도 전에는 평방미터당 10킬로그램이었던 것이 30킬로그램까지 신장한 것입니다." …

  1. 형진이 2009.12.11 07:46 신고

    므훗, 수업시간에 홈페이지 얘기 들었는데 완전 이쁘네영ㅋㅋ 자주 들러도 되요?!

    쿠바하면 독재정권인 줄로만 알았었는데 이런 이상국가가...ㄷㄷ 미국한테 쇄뇌교육받아왔었나봐요...ㅠㅠ

    • - 관리자 - 2009.12.11 09:34 신고

      ㅋㅋ모양이 이쁜 것은 이 스킨 만든 디자이너가 훌륭한 것이고.. 당근 자주 들러도 되는 게 아니라 꼬박꼬박 출첵해야지?
      세상에는 우리가 잘못 알고 있는 것들이 너무나 많더구나~


… 한국전쟁 발발 직전인 1950년 3월이라면 이북이 한창 전쟁준비에 힘쓸 때인데, 이때 인민군에 징집된 안식교 청년들이 종교적 신념을 내세워 끝까지 집총을 거부하자 인민군 당국은 이들을 집으로 돌려보냈다. 전쟁이 발발하자 이들 중 일부는 재징집되었다. 전쟁 기간 중임에도 이들이 집총을 거부하자 총살시킨다고 위협을 가하기도 했지만, 인민군은 결국 이들을 비무장 병과인 피복창에 근무하도록 하거나 장애인들로 구성된 비무장 후방부대에 편입시켰다.

- 한홍구, 대한민국史(02), 한겨레출판, 2003:211p.


무려 인민군이, 무려 한국전쟁 직전에, 집총거부자를 집으로 돌려보냈다는 사실.
그런데 우리는(만) 왜 용납하지 못할까?
  1. 은령 2009.11.24 21:05 신고

    이해는 가오. 당시 북한의 군전력은 약간 과장을 보태면 남한 정도는 식후 간식 수준이었으니, 그 정도 관용을 베푸는 것도 가능했다고 보오. 더군다나 동맹군은 빠방한데 반해 적의 동맹들은 하나같이 발을 빼는 도중이니 거드름을 피울 만도 하지 않겠소.

    지금은 양쪽 모두 크게 한번 당해 독이 오를 대로 오른지라 섣불리 드러난 전력차로 여유를 부리기엔 개운치 않을 것이오만.

    • - 관리자 - 2009.11.24 23:11 신고

      어차피 전투력이 되지도 않는 집총거부자들을 억지로 병력화하기보다는 과감히 버리는 게 오히려 전력에는 득이 된다고 판단했을지도 모르는 일이로구료..

  2. 초보회원 2009.11.26 10:19 신고

    십여년 전만 해도 양심적 병역거부란 이야기를 꺼내기조차 힘들었습니다. 누가 신고를 하고, 협박을 하고 해서가 아니라 '대책 없는 몽상가', '순진한 낙관론자'... 이렇듯 아예 '무시'해 버리는 반응이 돌아올 것이 뻔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지금은 그나마 이야기 정도는 꺼낼 수 있는 상황이 되었고, 이제 의무소방제도란 것도 만들어져 숨통이 조금은 트인 상황입니다. 시대 정신은 변합니다. 지금은 어떤 가치(즉 국가 안보)를 위해 사람을 죽이는 것이 허용되지만 곧 이것이 용납되지 못하는 상황이 올 수 있으리라 희망합니다. 고야님 같은 분이 이런 곳에 위와 같은 글을 올릴 수 있게 된 것도 시대 정신의 커다란 변화입니다.

    • - 관리자 - 2009.11.26 14:58 신고

      물론 그렇습니다.
      제 양심은 '죽일 놈은 죽이자' 정도로 비정한 양심이라서 병역을 거부하거나 하지는 않습니다만, 이 '민감한' 주제에 대해 우리 사회가 얼마나 군국적인(북한보다도) 태도를 보이는지 놀라워서 블라블라해봤습니다.
      (근데 이 글 사실 몇 달 전에 써둔 건데, 사이버수사대에서 '빨갱이'라고 잡아갈까봐 비공개로 했다가 이제서야 슬그머니 공개한 겁니다. 이렇게 널리 출판된 인기서적에서 한 구절 발췌하는 것도 조심스러울 정도로, 아직 팍팍한 세상이지요.)

  3. 헌영 2010.10.22 10:23 신고

    ㅎㅎ


… 어느새 전제 군주들이 다시 나타나기 시작했어. 그들의 외양은 예전의 폭군들과 달라. 그들은 역설을 구사해. 반인종주의의 기치를 내걸면서 인종주의적인 정책을 펴고, 세계 평화라는 이상을 내세워 폭력을 사용하고, 하느님의 사랑을 내세워 사람들을 죽여. 그들은 단순하고 저희끼리 똘똘 뭉쳐 있어. 반면에 그에 맞서야 할 자유 세력은 복잡하게 분열되어 있고 허약해. 결국 그 전제 군주들이 승리할 수도 있어. 그러면 인류의 미래는 폭력이 난무하는 야만 상태가 될 거야.

- 베르나르 베르베르, 신(4), 열린책들, 2009:560p.


SF는 기본적으로 현실에 대한 풍자요.
베르나르씨의 저 통렬한 지적이 딱 들어맞는 것이 우리의 시궁창 현실이기도 하오.
특히나, 기막힌 언행불일치를 보여주시는 어느 정권 수반을 보면..ㄷㄷㄷ

그렇다면 우리의 할 바는?

언제나 강조되는 것이지만, '복잡하게 분열되어 있고 허약한' 수많은 계파들의 폭넓은 연대와 상호신뢰가 필요하다 하겠소.
다른 말로 하면 역시 깨어있는 시민들의 조직된 힘이랄까.

… 인간 양 떼는 자유를 달라고 시도 때도 없이 매 하고 울어 대지만, 자유를 좋아하지 않는다. 자유를 노래하기도 하고, 그것을 자기들 소원과 욕망의 한복판에 놓기도 하지만, 내심으로는 정작 자유가 주어지면 골치가 아프리라는 것을 모두가 알고 있다. 너희 백성들은 민주주의를 좋아하지 않으며, 자기들의 의견을 묻는 것도 좋아하지 않는다. 그들은 그런 식으로 교육을 받았다. 그들은 불평과 지청구를 일삼고, 자기들의 지도자를 욕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남몰래 숭배한다. 저마다 수준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그들이 원하는 것은 결국 한 가지, 이웃 사람보다 조금 더 갖는 것뿐이다.

- 베르나르 베르베르, 신(3), 열린책들, 2009:320p.


어딘지 반성할만한 거리를 주는 대목이오.


난 제리가 싫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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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서 로렌츠는 중국 베이징에 있는 나비의 날갯짓이 다음 달에 미국의 뉴욕에서 폭풍을 일으킬지도 모른다고 말했는데, 그의 말은 나중에 나비효과라는 용어로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처음에 로렌츠는 나비 대신 갈매기를 예로 들었다가 시적 효과를 위해 나비로 바꾸었다고 한다).

- 남경태, 개념어사전, 들녘, 2006:376p.


나비효과는 갈매기효과로 불릴 수도 있었다는 것이오. 갈매기를 나비로 바꾼 것은 '시적 효과'에 참으로 적당했음이오.

그런데, 정확히는 베이징이 아니라 브라질에 있는 나비의 날갯짓이 뉴욕이 아니라 텍사스폭풍이 아니라 토네이도를 일으킬까나(Does the flap of a butterfly’s wings in Brazil set off a tornado in Texas?)..이며, 사실 이 말은 로렌츠가 아니라 1972년에 Philip Merilees가 지은 표현이고, 이것도 창작이 아니라 Joseph Smagorinsky의 논문에서 따온 말이라 하오. (관련: http://en.wikipedia.org/wiki/Butterfly_effect 및 http://phics.egloos.com/2289197)

그렇다면 남경태 선생까지도 잘못 알고 있는 '베이징과 뉴욕'은 누가? 미스테리로구료.

아울러,
Does the flap of a butterfly’s wings in Brazil set off a tornado in Texas
이 문장에서 브라질과 텍사스를 동격으로 둔 점도 사실 의미심장하오. 미국은 각각의 주가 하나의 나라와 같은 급이라는 거요. 과학자의 무의식에까지 체화된 미국중심주의라고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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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은령 2009.11.24 21:12 신고

    상고컨대 미리견인들은 분명 타국을 부를 때 state라고도 하오. 자국의 주들을 부를 때도 state를 사용하니 이 어찌 동격이 아니리오?

    • - 관리자 - 2009.11.25 09:32 신고

      남가주 하나가 우리나라 전체보다 더 큰 경제규모를 이루고 있다는 사실만 보아도.. 실로 그렇긴 하오.
      오죽하면 '월드시리즈'라는 표현이 있겠소이까..


… 하지만 좌익/우익이라는 명칭 자체는 정치적 성향에서 나온 게 아니다. 마침 국민공회에서 지롱드당은 오른쪽에 있는 좌석에 앉았고, 자코뱅당은 왼쪽에 앉았다. 오늘날까지 널리 쓰이게 된 혁신적이고 급진적인 좌익과 보수적이고 온건한 우익의 개념은 단순한 좌석 배치를 역사적 배경으로 하고 있다.

- 남경태, 개념어사전, 들녘, 2006:353-4pp.


좌파는 그저 왼쪽에 앉아 있어서 그렇게 붙은 것일 뿐.
그런데 하필 왼쪽에 앉았나.. 동서양을 막론하고 '왼쪽'이라는 위치가 갖는 의미는 대체로 '나쁜 쪽'인지라(오른쪽은 옳은 쪽), 좌파니 좌익이니 하는 지칭에 부정적인 편견이 담기게 된 것은 당연하다고 하겠소.
애초에 자코뱅당이 오른쪽에 앉았더라면..

보수좌익, 친북우파?..;;

좌파가 갖고 있는 뭔가 불편한 이미지가 조금쯤은 줄어들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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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르크스의 사상을 종합적으로 마르크스주의라고 하지만 마르크스와 마르크스주의는 커다란 차이가 있다. 마르크스가 살아 있을 때부터 마르크스주의자를 자처하는 사람들이 이미 있었으나 마르크스 본인이 그것을 거부한 바 있다. 20세기 초에 출현한 최초의 사회주의 국가가 표방한 마르크스주의를 마르크스가 보았다면 아마 자신의 이름이 부당하게 도용되었다며 흥분했을지도 모른다.
 우선 마르크스의 자본주의 분석에 따르면 사회주의 혁명은 제정러시아나 중국 같은 나라에서 일어날 수가 없다. 마르크스는 자본주의 단계를 충실히 거친 뒤 그 물질적 토대를 바탕으로 사회주의로 이행하는 게 가능하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의 생전 급진적 혁명론을 제시한 '마르크스주의자'들이 자본주의의 폐해를 지적하며 혁명적 분위기가 무르익었다고 판단하자 마르크스는 "지금 우리는 자본주의의 과다가 아닌 부족으로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고 경고했다.

- 남경태, 개념어사전, 들녘, 2006:114p.


소햏 본디 인문소양이 부족하여 마르크스의 저작 따위 읽어보지 않은지라 사회주의며 공산주의의 개념에 대하여는 매우 무식하오.
(헌데, 저 글을 볼작시면 '투표 종용하라'는 말을 '투표 종료하라'고 알아들은 얼치기들 역시 소햏만큼이나 무식함을 알 수 있구료..)

지난 세기말 손잡고 나란히 몰락의 길을 걸었던 '공산' 계열 국가들이 왜 망할 수밖에 없었는지 짐작이 가는 바이오.

소햏의 짧은 식견으로는, 아마도 진정한 사회주의 혁명은 자본주의가 극에 달한 미국에서, 자신들도 모르는 사이에, 그것이 사회주의인지도 모르는 채로 이루어지지 않을까 하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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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햏이 가장 좋아하는 SF 소설은 《은하영웅전설》 되겠소. 작가가 일본인이라서 그런지 다소 군국주의적 색채가 있기는 하오만, 참으로 재미난 작품이오.
삼국지에서 가장 혐오스런 인물이라면 단연 동탁인데, 은하영웅전설에서는 '욥 트류니히트'가 가장 비호감 되겠소.
그는 명색이 민주공화국의 수장이지만, 스스로 민주주의는 우민주의라 말하며 오로지 제 한몸의 안락과 권력을 위해 시민들을 거리낌 없이 죽음으로 내모는 선동가로서, 자신의 목숨이 위태롭게 되자 나라를 바쳐서 보신을 도모하고, 마침내는 그 꼴을 보다못한 식민총독에게 살해당하는 인물이오.
소설에서 그의 말년 중 한 대목을 보겠소.

… 로이엔탈은 군사검열관을 돌아보면서 나직하게 명령을 내렸다. 형식적인 예의 같은 건 아예 생략해 버리고 더러운 걸레조각을 내던지듯 턱을 들어 트류니히트를 가리켰다.
 "이 시궁창의 쥐 같은 자를 적당한 장소에 가둬 버리시오. 더러운 쥐새끼 주제에 인간의 목소리를 내다니, 무엄하기 짝이 없는 놈이오. 굶겨죽이는 것은 뒷맛이 안 좋을 성싶으니 먹이는 주도록 합시다."

- 다나카 요시키, 은하영웅전설(9).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
관련기사 : 미디어법 관련 보고서 '엉터리' 였다

… 문제는 한나라당의 모순적 태도다. 나경원 문방위 간사는 "KISDI 보고서는 엉터리"라면서도 "이번 임시국회 회기 내 미디어법 처리 방침에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구체적 일자리 숫자보다 일자리가 늘어난다는 방향이 중요하다"며 "어쨌든 자본이 투입되면 문화컨텐츠산업은 활성화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세상에, 어쨌든 자본이 투입되면이라니..ㅎㄷㄷ
저런 어처구니 없는 논리와 근거로 법안처리를 강행하겠다는 한나라당의 태도를 보노라면, 《은하영웅전설》의 한 대목이 연상되는구료.


"대군을 가지고 제국 영토 깊숙히 쳐들어간다는 것만으로도 제국인들의 간담을 서늘게 해 줄 것입니다."

"그럼 싸우지 않고 후퇴한다, 그런 말입니까?"

"그것은 고도의 유연성을 유지하는 가운데, 그때 그때 임기응변으로 대처하게 될 것입니다."

"요컨대 형편에 따라 이럴 수도 저럴 수도 있다는 말인데, 이건 계획이 아니라 무계획이군."

- 다나카 요시키, 은하영웅전설(1).



위와 같은 '무계획'으로 무리한 출병을 감행한 자유행성동맹군은 결국 2천만 명의 전사자를 내고 패퇴했소.
물론 소설 속의 일이오만, 정확한 정보와 세심한 계획 없이 일을 벌렸다가 어떤 낭패를 당할 수 있는지 알려주는 이야기임이오.
관련 : 2009/06/29 - 당나라 황실, 개족보일세

… 신라의 김춘추는 김유신의 누이를 아내로 맞고 김유신에게 딸을 시집보내 두 사람은 처남-매부이자 장인-사위 관계가 되었다.

- 남경태, 개념어사전, 들녘, 2006:73p.



뭔가 좀 복잡한데.. 말하자면 이런 것인가?








헷갈리는구료ㅋㅋ

그런데, 지금도 얽히고설킨 재계와 정계의 혼맥을 볼작시면, 저런 전통이 아직 살아 숨쉬는 것 같소.

… 인사청문회를 준비할 때부터 나는 공무원들이 장관을 '교육'시키는 데 너무 많은 시간을 쓰지 않도록 했다. 국회에도 직원들이 많이 나오지 않도록 했다. 국회 답변 자료는 특별한 새 이슈가 아니면 원래 있던 자료에 추가할 내용을 적은 쪽지를 붙이게 했다. 웬만한 것은 내용을 미리 잘 숙지해 공무원들의 도움을 받지 않고 답변했다. 부처합동회의나 정책조정회의, 청와대와 총리실 보고 관련 업무도 최소화했다. 전시성 업무를 줄이고 꼭 필요하지 않은 허례허식을 없앴다. 그렇게 해서 절약한 시간을 민원 업무와 현장 방문, 정책 기획을 하는 데 쓰도록 했다.

- 유시민, 후불제 민주주의, 돌베개, 2009:269p.


무능하고 식견이 좁으며, 기관장 경력을 그저 자신의 이력사항에 추가하기 위해 온 듯한 낙하산 기관장들의 행태를 보노라면..
그저 한숨만 나오오.
소햏도 공공기관에서 밥 빌어먹고 사오만.. 우리 기관도.. ㄷㄷ
  1. Peterpan군 2009.07.07 23:42 신고

    내용과 상관없는 이야기인데 요즘 따라 고야 선배가 굉장히 다독하고 있다는 느낌이 드는건 저뿐인지 궁금하옵네다. 너무 달리시면 코피가 날 수 있으니 미리 휴지를 준비해두소서.

    • - 관리자 - 2009.07.08 09:12 신고

      ㅋ그다지 책을 많이 읽는다고 할 수준은 아니죠.
      책 읽으면서 인상깊다고 표시해둔 부분을 발췌함으로써 손쉽게 포스팅 개수를 늘리려는 꼼수라고나 할까요ㅋ


… 관광길이 열린 지 얼마 되지 않았던 2002년 1월에 처음 금강산을 갔다. 나는 삼일포 산책로를 함께 걷던 안내원 동무와 이런 대화를 나누었다. 마치 고구려 고분벽화에서 막 뛰어나온 여인처럼 보이는 젊은 안내원이었다.

"왜 저런 것을 바위에 새겨두었나요?"
"위대한 수령님과 공화국의 은혜를 영원히 잊지 말자는 뜻입네다."
"우리 강산은 후손들이 영원히 살아갈 민족의 터전인데, 혹시 나중에 후손들이 마땅치 않게 여기면 어쩌지요?"
"그럴 리가 없습네다."
"미래는 누구도 정확하게 예측할 수 없는 일 아닐까요?"
"그러니까 민족 교육을 잘 시켜야지요. 남조선은 교육에 문제가 많습네다."

- 유시민, 후불제 민주주의, 돌베개, 2009:150-151pp.


흔히 수구꼴통이라는 말을 쓰지만, 위의 대화의 북녘 동포가 갖고 있는 인식이야말로 진정한 수구란 무엇인가를 보여주오.
"그럴 리가 없다." 라는 말 한 마디로 모든 논리와 이성의 비빌 언덕을 없애버리는 태도.
이쪽 수구들과 똑같소. 극과 극은 이렇게 통하는 것이오.

… 20년 넘게 조회에 나오지 않아 대신들이 황제의 얼굴조차 몰랐던 만력제(명나라 신종)는 무려 40년 넘는 태평세월을 보냈다.

- 사식(김영수 옮김), 황제들의 중국사, 돌베개, 2005:271p.


20년 넘게 조회, 우리로 치면 국무회의에 얼굴 한 번 안 비치고도 명색이 '황제'였던 사람도 있었구료.
우리의 경애하는 모모 대통령 동지도 차라리 만력제를 본받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을 법도 하오.

… 독립운동 선상에서 테러행위가 각광을 받던 시기의 분위기는 단재 신채호의 명문인 '조선혁명선언'에 잘 나타나 있다. 단재는 "양병 십만이 일척의 작탄만 못하며 억천 장 신문·잡지가 일 회 폭동만 못할지니라"라고 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현재 조선민중은 오직 민중적 폭력으로 신조선 건설의 장애인 강도 일본 세력을 파괴할 것뿐인 줄을 알진대, 조선민중이 한편이 되고 일본 강도가 한편이 되어, 네가 망하지 아니하면 내가 망하게 된 '외나무다리 위'에 선 줄을 알진대, 우리 2천만 민중은 일치로 폭력 파괴의 길로 나아갈지니라. 민중은 우리 혁명의 대본영이다. 폭력은 우리 혁명의 유일 무기이다. 우리는 민중 속에 가서 민중과 휴수하여 부절하는 폭력-암살·파괴·폭동으로 강도 일본의 통치를 타도하고, 우리 생활에 불합리한 일체 제도를 개조하여 인류로서 인류를 압박치 못하며, 사회로서 사회를 박삭하지 못하는 이상적 조선을 건설할지니라."

- 한홍구, 대한민국史(02), 한겨레출판, 2003:291-292pp.


신채호 선생님, 대단히 강경하셨구나.
… 양옥환(양귀비)은 춤과 노래를 잘하는 다재다능한 여인으로 17세 때 수왕(壽王)의 비가 되었다. 그녀의 남편 수왕 이모(李瑁)는 이융기(당 현종)의 열여덟째 아들로 성격이 너그럽고 온순하여 궁정의 권력 투쟁 따위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다. 그는 이융기가 총애하던 무혜비(武惠妃)의 소생으로, 무혜비의 위치로 보아 태자가 될 가능성까지 있었던 인물이다. 아무튼 양옥환과 수왕은 5년 동안 평범한 부부 생활을 하였다. 그런데 뜻밖의 재앙이 이 둘을 갈라 놓는다.
  수왕의 생모 무혜비가 병으로 죽자 이융기는 혜비의 자리를 대신할 여인을 고르려 했지만 마음에 차는 사람이 없었다. 그러다 전혀 예상치도 않게 양옥환을 점찍었다. 이융기는 즉각 22세의 양옥환을 아들에게서 빼앗아왔다. 가장 난감한 사람은 아들 수왕이었다. 자신의 친아버지가 자기 아내를 빼앗아 자신의 생모(무혜비) 자리에 앉혔으니 참으로 기가 막히고 치욕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 사식(김영수 옮김), 황제들의 중국사, 돌베개, 2005:196p.


당시 현종의 나이 (겨우) 56세. 무려 아들 30명, 딸 29명이 있었다고 하오.
당 황실은 부모고 형제고 자식이고간에 내키는대로 죽고 죽이는 골육상잔이 끊이지 않았는데, 그렇게 살벌한 분위기였기에 자기 아내를 아비에게 빼앗기고도 반항하지 못했을 것이오.

… 누구의 이익을 지켜야 하는 대통령인지 모를 박정희의 태도가 낳은 결과는 참담했다. 한국국 사단장인 소장이 미국으로부터 받는 월급여가 354달러인 반면, 필리핀군과 타이군의 소대장인 소위는 각각 매월 442달러, 389달러를 받았다. 일반 사병들의 경우는 남베트남군의 월급여에도 미치지 못하는 형편없는 대우를 받았다.
… 주월한국군 1인당 유지비가 연간 5천달러인 반면, 미군 1인당 유지비는 1만3천달러였으니, 그 차액 8천달러를 한국군 파병 연인원 30만으로 곱하면 미국은 무려 24억달러의 경비절감 효과를 본 것이다.
… 젊은이들을 사지로 보내면서 그들의 핏값조차 덤핑해버린 박정희가 유능한 대통령일 수 있을까?

- 한홍구, 대한민국史(02), 한겨레출판, 2003:40-41pp.

피해자가 그 분노의 방향을 가해자가 아닌 다른 피해자에게 돌리는 까닭은 무엇일꼬.
고엽제전우회가 미국을 미워하지 않는 것은 도대체 어찌 된 영문이더뇨.
그렇게 당하고도, 아직도 푼돈에 휘둘려 이용당하는 것이 정말 행복하오?

… 밀고와 죄명 날조를 장려하여 정적들을 제거하는 이런 방법들은 현대인이 발명해낸 것이 결코 아니다. 파시스트 정권의 특무 조직에서 나온 것도 아니다. 사실은 일찍이 1,300여 년 전에 나타난 무측천의 중대한 발명이었다.
… 밀고가 사실로 밝혀지면 큰 공을 세운 것으로 인정하여 상을 내렸고, 사실이 아니더라도 죄를 묻지 않았다.
… 피의자의 죄명을 짜 맞추기 위해 내준신 등은 《나직경(羅織經)》이란 전문 서적을 편찬하여 심문자의 교재로 제공했다. 여기에는 자백을 받아내는 법, 죄를 인정하게 만드는 법, 무죄를 유죄로 조작하는 법, 작은 죄를 큰 죄로 둔갑시키는 법, 피고 한 사람에게 여러 명을 연루시키는 법, 한 집안의 사건을 여러 집안으로 전가시키는 법 등이 상세하게 기록되어 있다.

- 사식(김영수 옮김), 황제들의 중국사, 돌베개, 2005:174-175pp.


국정원이나 검찰은 나직경 번역본이라도 갖고 있나보오.

(임시정부 시절, 헌법을 대통령제로 변경했음에도 불구하고) 일부러 집정관 총재라는 타이틀로 공문을 보내는 대통령 이승만에게 상해 임시정부의 총리 이동휘는 제발 헌법을 존중해달라고 호소했다. 대통령 이승만의 답변은 참으로 걸작이었다. 헌법을 지키는 일은 어렵지 않지만, 아직 헌법을 읽어보지 않았노라고…. 원래부터 이승만을 탐탁히 여기지 않았던 괄괄한 성격의 이동휘는 바다 건너에서 그런 소리를 해대는 이승만을 보고 "대가리가 썩었다"고 펄펄 뛰었다. 이승만을 통합 임정의 대통령으로 추대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당대의 인격자 안창호조차 이승만을 가리켜 '정신병자'라며 진저리를 쳤다.

- 한홍구, 대한민국史(03), 한겨레출판, 2005:137p.


그나저나, 아직도 이승만을 '건국의 아버지'니 어쩌니 하면서 숭배하는 작자들이 있다는 사실.
종교의 자유가 헌법상 보장된 나라이니까, 누굴 숭배하든 뭐랄 순 없소만.. 참으로 한심하다는..

1950. 6. 28, 폭파 절단된 한강 다리

… 이승만 정권은 의정부를 탈환했으며 국군이 북진중이니 서울 시민은 안심하고 생업에 종사하라는 말을 되풀이했다. 그래놓고 도망치면서, 그것도 그냥 간 것이 아니라 한강 다리마저 끊어버리고 갔다. 일반 시민은 물론이고, 부통령 이시영을 비롯하여 정부 요인들 중에서 이승만과 약간 거리가 있었던 사람들, 대다수의 국회의원들은 이승만을 정점으로 하는 권력 핵심부의 도주를 전혀 알지 못했다. 부통령 이시영은 한강 다리가 폭파되기 이전에 간신히 기차편으로 빠져나왔지만, 한강 다리를 폭파하는 과정에서 다리를 건너던 1,500여 명의 무고한 피난민이 폭살당했다. …
- 한홍구, 대한민국史(01), 한겨레출판, 2003:179,180.

나는 아직도 이승만을 '건국의 아버지'라 부르며 찬양하는 인간들이 있다는 것이 놀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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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3.02 17:43

    비밀댓글입니다

  2. 헐래앵 2010.10.20 16:36 신고

    이룬 쓰글!

  3. 고야스2 2010.11.07 12:57 신고

    참어이가없네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4. 호아파참 2012.02.07 00:04 신고

    저러고도 건국의 아버지라는 둥.. 미치겠습니다. ㅎㄷㄷ

무능한 정부 덕에 보급도 훈련도 군번도 받지 못했던 비참한 국민방위군


… 정부는 중국군의 개입으로 전세가 크게 불리해지자 1950년 12월 21일 법률제172호로 국민방위군 설치법을 제정하여 청년층을 대대적으로 동원했다. 국민방위군의 동원은 본격적인 징병제가 부활하기 이전의 일이었지만, 50만~60만여 명의 장정이 동원되어 불과 100여일 만에 5만 명이 굶어죽는, 있을 수 없는 참사를 낳았다. …

- 한홍구, 대한민국史(01), 한겨레출판, 2003:267.


관련글 : http://hanireporter.co.kr/section-021075000/2001/06/021075000200106070362064.html

역사는 되풀이된다고들 한다. 그런즉, 이런 비극이 다시 일어나지 말라는 법은 없다.
무능하고 부정부패한 정권의 삽질을 막는 것은 역시 공정한 언론과 합리적인 시민의식뿐일 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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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의보감에 "甜瓜 외"라는 기록이 있구료.

첨(甛 또는 甜)은 단맛이라는 뜻인즉, '단 맛을 내는 오이'라는 뜻 되겠소.
참새, 참치, 참게, 참나리 등에서는 '참-'이 어떤 장르를 대표하는 것이라는 뜻을 갖고 있는 것 같소만, 참외는 예외였던가 보오.

甜瓜(첨과) -> 첨외 -> 참외

위와 같은 전차로 된 것이 아닌가 사료되었소.




뭐.. 아님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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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은령 2008.10.16 10:53 신고

    잘 읽으며 '오오.....'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마지막은 무어란 말이오.

  2. Peterpan군 2008.10.24 23:35 신고

    도대체 저런 사진은 다 찍는 건지 심히 궁금해서 댓글 달아보옹

    • - 관리자 - 2008.10.25 23:37 신고

      그냥 동의보감 영인본 접사하면 되는 것이지요.
      사진이 없으면 심심하니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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