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척이나 더운 날씨로구료.
2월의 상트페테르부르크를 떠올리며 피서 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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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일전쟁 때 활동했던 순양함 오로라호를 배경으로, 영욱형.
저 오로라호 선수에 있는 함포가 역사상 가장 강력한 무기라 불리고 있소.
(공산혁명의 거사를 저 함포의 포성으로 시작했기 때문이라 하오.)
대저 군함이라는 것은 언제나 키덜트의 로망이니.. 저 100년된 증기선도 알흠답지 않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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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내는 공산혁명을 기념하는 박물관으로 꾸며져 있었소.
뭔가 솔로부대혁명을 찬양하는 포스터인 듯한 그림 앞의 저 인물은 권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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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풍스러운 코린트삘 기둥이 일품인 성까잔 성당 한 귀퉁이를 배경으로, 동생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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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크삘이 물씬 풍기는 성이삭 성당을 배경으로, 동생군.
러시아 성당(사원)은 이처럼 헬레니즘부터 모스크에 이르는 다양한 건축양식으로 지어져, 보는 재미가 쏠쏠하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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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이삭 성당을 마주하고 있는 니꼴라이 1세 기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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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르미따쥐.
제정러시아 시절의 겨울궁전을 비롯한 6개의 건물로 이루어진 세계 3대 박물관이오.
소장품 한 점당 1분씩 보면 다 보는 데 5년 걸린다고 하오만, 우리는 시간이 없는 관계로 반나절만 보았소.
황제들 침소를 보노라면, '돈지랄이란 이런 것이다'는 생각이 절로 드오.
사진촬영용 티켓을 끊지 않은 터라 내부사진이 없는 점이 통탄할 일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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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르미따쥐와 마주하고 있는 옛 참모본부.
군사시설마저도 예술로 승화시키고 있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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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정을 대략 마치고, 단체사진.
언제 또 와 보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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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동쪽으로 날아오는 비행기 창 밖으로 보이는 여명은 그야말로 환상적이었소.


이렇게 또 사진으로 대충 때워서 러시아 여행기는 마무리하오.
  1. R.Lewis 2007.07.25 16:37 신고

    역시 여름까지 기다려 시원함을 선사하는 당신의 쎈스 . 훌륭하오~~

  2. R.Lewis 2007.07.25 16:38 신고

    소망의 밤때나 오시오. 같이 밤을 불사르게 ㅋㅋ

  3. 2011.08.26 22:38

    비밀댓글입니다

무려 2006년 2월부터 간간히 쓰던 러시아 여행기를 아직까지도 끝맺지 못했다는 것을 방금에야 깨닫고, 급히 마무리코저 키보드를 두다리기 시작하였소. 더운 여름날에 사진으로나마 피서를..

(그러나저러나 2005년에 다녀온 중국 여행기는 언제 끝내련고..;;)

대저 게으름은 발명의 아버지로대, 또한 인류의 가장 큰 적이나니.. 쿨럭;

가물가물 기억도 잘 안 나는 바이니, 대략 사진으로 때우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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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스크바에서 야간열차로 8시간쯤 밤새 달려 도착한 상트페테르부르크(현지 발음으로는 대략 쌍삐찌르부엌;) 역.
러시아는 역 이름에 종착지명을 붙이므로, 상트페테르부르크(이하 삐찌르라 함) 역이지만 '모스코프스키'라는 이름이 붙어 있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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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은 안 가봤지만;) 왠지 구라파스러운 느낌이 몹시 강한 삐찌르의 밤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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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 한국식당에서 새벽밥을 먹고.. 으슥한 분위기를 풍기는 동생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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꽁꽁 얼어붙은 네바강의 박명.
건너편의 실루엣은 대략 에르미따쥐 박물관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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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트랄 등대 앞에서 혹한을 인상적으로 견디고 있는 동생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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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트로파블로프스크 요새에 있는 표트르 대제 동상.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으로 과장해 묘사한 여타의 기념물과는 달리,
살아생전의 모습과 가장 흡사하게 만들었다고 하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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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트로파블로프스크 요새 가운데에 있는 페트로파블로프스크 성당.
제정 러시아의 종묘라 할 수 있소.
  1. 제자 2007.06.27 22:13 신고

    ㅋㅋㅋㅋ정말 오래걸렸소- 그래도 이 여름에 이 시원한 사진을 보니 좋구료.

  2. 인데스 2007.06.29 09:50 신고

    잘 보았소.. 정말 시원하구려.. 아무쪼록 중국여행기 마무리도 종용해보오-

잠시나마 국제미아가 될 뻔한 기억을 아련히 뒤로 한 채, 붉은광장을 떠나 승리광장으로 향했소.

승리광장 근처 개선문(?)을 배경으로, 동생군


승리라는 이름이 붙은 광장은 세계 여러 도시에 있소만, '광장'이라는 개념에서는 모스크바의 승리광장이 가장 '광장'답지 않을까 하오.
여의도광장이나 천안문광장보다 넓다고 하는데(안타깝게도 소햏은 두 군데 다 못 가봤소..;;), 광장입구에서 맞은편의 박물관까지 10분 이상 걷는 동안 커다란 구조물 하나 없이 탁 트인 광장이었소.
'40년대 독소전쟁에서의 승리를 기념하여 지었다 하오.


멀찌감치 기념탑과 기념관이 보이오.

(미놀타 하이엔드 디카의 장점 중 하나가 CCD가 왔다리갔다리 하면서 흔들림을 방지해 주는 안티쉐이크 기능인데, 이 기능을 장시가 켜 두면 이처럼 CCD 수평이 안 맞아버리는 불상사가 생기곤 하오. 어쩌면 소햏의 안구가 정상궤도를 벗어나 있었을지도 모르오만..)


광장 끝에 있는 기념탑

높이가 얼마인지는 미처 재 보지 않았소..;

원래는 모스크바국립대학교(МГУ, '엠게우')도 살짝 구경할 예정이었으나, 시간이 빠듯하여 그냥 먼 발치에서 스윽 지나가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소.


지나가는 차창 밖의, МГУ 본부

대학건물이 저리 멋들어진 것은, 역시 러시아도 유럽이라는 증거가 아니리오..

시간에 쫓겨 МГУ를 포기해야 했던 까닭은, 서커스를 보기 위해서였소.


때 맞춰 도착한 서커스장. 역시 CCD 삐꾸현상이 나타났소.

까마득한 미취학아동 시절의 추억이 서린 '동춘 서커스단' 말고는 그럴듯한 서커스를 본 일이 없는 터라, 이제 러시아의 미남미녀들이 펼치는 정통 서커스를 보게 되니, 총각교생 만난 여고생마냥 가슴이 설레였소.


중간 쉬는시간의 무대 교체

곰도 오가고, 말도 뛰어다니며, 코끼리도 거닐곤 하는 저 무대가 '착탈식'이었다는 사실이 놀라웠소.
이 순간에도 저 무대의 하중을 지지해줄 구조물이 어떤 형태일까 고민해 보는 것은, 정녕 남성의 특징이리오..


ⓒ동생군



서커스가 끝나고. 뒤에 МГУ가 보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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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쨋날에는 의료봉사활동이 있었소.

그러므로 패스..;;

넷쨋날은 모스크바 시내 탐방을 하였소(관광 분위기! 얼쑤~).

시작은 역시, 모스크바 하면 붉은 광장.


러시아의 가장 대표적인 건축물인 상크트바실리 대성당 되겠소. 참으로 원색적(!)이고 비비드한 색감을 자랑하는 다마네기(;)의 향연. 러시아의 성당 건축은 고딕양식부터 그로테스크한 모스크양식까지 다양하였소.


즐거운 한 때(?)를 연출하고 있는 장집사와 소명군.

흥에 겨워 한참 셔터를 눌러댄 뒤, 레닌 영묘를 구경하였소.
수많은 러시아 지도자들의 묘소 중심에 마련된 영묘에는 살아생전 모습 그대로 레닌이 누워있었소. 비록 진입시 금속탐지기를 거치고 카메라등속은 따로 맡겨두어야 했지만, 그리고 많은 사람들을 아프게 했던 공산독재자의 묘소였지만, 그 숙연하고 엄숙한 분위기에서 레닌의 시체(!)를 보고 있노라니 소햏도 모르게 경건한 마음이 들었소.
(어쨌든 사진은 없소.)


국립백화점(굼ГУМ). 백화점마저도 이렇게 고풍스럽게 꾸며 주는 정도의 센스 되겠소. 물건값이 비싼 편이지만, 즐거운 눈요깃거리로 손색이 없다 하겠소. 난방도 빵빵하니, 이 아니 좋을꼬.


역시 즐거운 한 때(?)를 연출하고 있는 닭들.


굼백화점 내부. 수직으로는 몇 층 되지 않으나, 수평으로는 상당한 규모를 자랑하였소. 실내도 깔끔하고 고풍스러워, 백화점이라기보다는 명품관스러웠소(실제로 갖가지 명품점으로 빼곡히 차 있었소).


붉은광장 한쪽에 있는 이름모를 정교회성당. 원래 정교회성당 내부는 사진을 찍지 못하게 되어 있으나, 소햏 알 수 없는 반항지심이 발동하야 기어이 몇 컷 도촬하였소(물론 플래시는 꺼 주는 정도의 센스!).

헌데, 하지 말란 짓을 하였음인가..

성당에서 나와 보니, 일행이 아무도 보이지 않았소.
그야말로 당황스럽지 않을 수 없는 시츄에이션.

말 한 마디 통하지 않는 혹한의 땅에서 미아가 된 기분을 잠시 맛본 뒤, 본능적으로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사진을 찍으며 태연히 거리를 거니는 '많이 와 본' 관광달인 흉내를 내는 스스로를 보면서, 혹여 전생에 간첩이 아니었던고? 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소.

다행히 오래지 않아 일행과 합류할 수 있었지만, 나름대로 가슴 철렁했던 좋은 경험이 되었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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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스크바 지하철 노선도


모스크바 지하철은 1930년대에 처음 만들어졌다 하오.
지하철 역수는 서울에 비하면 절반도 안 되지만, 오랜 세월에도 불구하고 깨끗하고 '빠른(지나치게;)' 운행을 자랑하오.

매표소. 어느 역인지는 통~ 모르겠소.


상당히 붐볐소. 이래서 '러시아워'라고 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소(Rush Hour임을 모르고 하는 소리가 아니니 태클은 사양이오).

직접 표를 사 보진 않았지만, 이 동네는 모든 구간이 같은 요금이므로 표 구입에 애로사항이 꽃피지는 않으리라 보오.
개찰구는 우리와 같이 표와 카드 모두 쓸 수 있는 구조인데, 특이한 것은 표를 집어넣고 개찰구를 통과하면 표가 빠져나오는 것이 아니라, 표를 넣으면 즉각 표가 다시 튀어나오면서 녹색불이 들어오고, 그 때 개찰구를 통과하는 방식이란 점이었소.

역 곳곳에 있는 응급알림판


이건 무엇에 쓰는 물건인지 정확히는 모르겠으나, 무언가 도움이 필요할 때 단추를 지긋이 눌러주면 누군가 나타나서 도움을 주는 모종의 호출기인 것 같소.
잠시 장난지심이 동하기도 하였으나, 눈을 '부라리며' 나타날 직원 아줌마가 두려워 참았소.
(SOS는 영문으로, INFO는 러시아문자로 표기한 점이 이채롭소.)

공포의 에스컬레이터


모스크바 지하철은 전쟁통에 대피소로도 쓰기 위해서 다소(;) 깊이 파 놓았소.
그리하야, 플랫폼으로 이어지는 에스컬레이터는 대략 150미터 남짓 내려가오. 그것도 경로사상 찬란하게 꽃피는 우리나라처럼 느긋하게 찬찬히 움직이는 게 아니라 롯헤훨흐 후룸라이드마냥 머리카락 휘날릴 것 같은 속도로 달리오. 그런데도 왼쪽 줄로는 뛰어서 내려가는 러시안들을 보노라면 그 담대함은 둘째치고 참으로 성질 급함을 느낄 수 있었소.

플랫폼에서, 동생군


플랫폼의 인테리어는 참으로 멋지오. 조명 따위는 샹들리에로 해주는 정도의 센스!
고풍스런 부조나 모자이크 등으로 각 역마다 다양한 인테리어를 자랑하더구료.

꽉 들어찬 객차, 다소 힘겨워하는 권형


에스컬레이터가 후룸라이드라면 지하철 열차는 독수리요새쯤 되오.
열차가 떠난 지 대략 2분이면 다음 열차가 들어오는데, 급출발 급정거는 기본이요, 열차가 출발하면서 문이 닫히고, 다 멈추기 전에 문이 열리는 등, 짜릿한 스릴을 만끽할 수 있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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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Peterpan 2006.03.08 19:12 신고

    권형은 정말 힘들다기보다는 꽤 즐기는듯한 눈빛이오;;

    • 고야스 2006.03.08 22:33 신고

      몸은 힘들되, 마음만은 어찌 즐겁지 아니하였으리오~

  2. 인데스 2006.03.08 21:11 신고

    동생군이 들고있는 카메라 기종은.. 설마 c4000zoom?? 좀 작아보이긴 하오만..

    • 고야스 2006.03.08 22:32 신고

      소햏이 예전에 눈물을 머금고 질러주었던 캐논 G6 되겠소. 그럭저럭 괜찮은 기계라 사료되오.

  3. 2007.01.18 01:42 신고

    재밌으셨겠다

선교기간동안 머문 곳은 이상길 선교사님이 세운 모스크바 레포르마신학교 영성원이었소.
온수를 쓰는 데 있어서 다소간의 애로사항이 꽃피기도 하였으나, 펜션 같은 느낌의 따뜻한 숙소로 만점이었소.

레포르마신학교 영성원



여행목적이 선교이니만큼, 매일 아침은 예배와 경건의 시간으로 시작하였소.

경건의 시간 기도중인 지체들
오른편에 보이는 쿠션과 담요는 누군가 아에로플로트에서 슬그머니 가져온 것..;;



러시아는 관광목적으로 방문중인 외국인이라도 관청에 거주지등록을 해야만 자유롭게 나다닐 수 있소. 그래서 첫날은 거주지등록하는 동안 기다릴겸 여독도 풀겸 짐정리도 할겸 휴식을 취하다가 점심 먹고 가까운 곳으로 첫 나들이를 하였소.

시외버스를 기다리는 중, 동생군


모스크바 시외버스



버스로 30분 가량 달리고 10분쯤 걸어서 도착한 곳은 모스크바 교외의 '세르게이 파사드 수도원'.
화려한 지붕이 인상적인 러시아정교회 사원이오.

세르게이 파사드 수도원




안으로 들어가려 하였으나, 외국인임을 눈치챈 직원이 상당한 금액의 입장료를 요구하는 바람에 입장은 포기하고 외관만 구경하고 왔소.
어차피 안에서는 사진도 못 찍게 한다 하였소.

입구에서, 동생군


입구에서, 단체로



러시아정교회는 성상화를 중시하는 특성이 있어 성당 외관도 각종 성상화로 장식하는 경향이 있소.

벽면의 성상화




우리나라 유명한 산사(山寺) 부근에 즐비하게 있는 것이 여기에도 있었으니, 바로 기념품 좌판 되겠소.

그나마 겨울이라 몇 집 안되오.


소햏을 놀라게 했던 해리포터 마뜨료쉬까



이 광장에서 털모자와 뱃지 등을 팔며 "안 비싸요, 십불! 십불!"을 외치던 러시안 청년이 생각나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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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인데스 2006.02.24 13:55 신고

    오~ 보기만해도 추위가 느껴지오.. 모두들 마스크와 모자를 쓰고 찍은 단체사진이 인상적이오.

    • 고야스 2006.02.25 13:36 신고

      겨울이야말로 러시아여행의 로망시즌이 아닐까 하오..;
      언젠가 한 번쯤은 대륙적 호연지기를 가슴 가득히 품고 시베리아 횡단열찻길을 따라 도보여행을 해 봄이 어떠리오?

소햏 2월 1일부터 10일까지 열흘간 러시아로 마실 다녀왔음을 만방에 알리는 바요.

지지난해의 사이판에 이은 두번째 선교여행 되겠소.

아직 지난해에 다녀온 중국 여행기도 다 쓰지 못했는데 러시아 여행기를 쓰려니 벌써부터 손발이 저리는 것이 마치 두어 달포 밀린 빨랫거리를 보는듯 하고 온몸이 찌뿌둥한 것이 두엄무더기 같은 설거짓거리를 마주하는듯 하여 가슴 깊은 데서부터 한숨이 새어나오는 바이나, 어차피 지난 사이판 여행기도 해를 넘겨 마무리지은 적이 있으니 이참에도 뚜벅뚜벅 천천히 글쇠를 토닥이도록 하겠소(되도록이면 우리말로만 적으려고 하니 썩 답답하구료).

대저 러시아라는 나라는 참으로 가깝고도 먼 나라이니, 가까이 연해주는 북녘땅에 붙어 있으매 블라디보스토크 같은 데는 배 타고도 갈 수 있고, 멀리 유러피안 러시아는 비행기로도 여남은 시간을 가야 하오.

소햏 다녀온 곳은 모스크바였소.

무릇 뼈시리는 추위를 뽐내는 부락이니만큼 여름나절에 나들이가는 것이 대세이나, 여차저차하다보니 "모스크바 동사자 속출!" 운운하는 기사가 지면을 장식하는 하 수상한 시국에 다녀오게 되었소.

문득 지난 설에 있었던 큰아버지와 할아버지의 대화가 떠오르오.

큰 : 아ㅂ지, 고야 러시아 간다ㄱ하요.
할 : 이ㅇ? 어디 간다고?
큰 : 쏘련이요, 쏘련.
할 : 이ㅇ, 쏘려언~. 많이 춥드냐?
큰 : 아니, 인제 간다고요~.
할 : 이ㅇ, 많이 추울껏이다.

(전남 사투리는 발음표기가 어렵소.)




이런저런 머릿말은 그만하고 바로 출발하오.

대한항공 직항편도 있으나 비싼 관계로, 러시아 아에로플로트를 이용하였소.



10시간의 비행 시간은 대략 먹고 자고 먹고 자는 것의 연속이었으므로 과감히 생략하고 바로 도착이오.

모스크바(현지 발음으로는 마스끄바) 국제공항인 셰례몌쪠보 2터미널 되겠소.

공항 밖으로 나오니 마치 냉동고에 들어온 것 같은 기분이었소. 첫 느낌이 생각처럼 춥진 않았지만, 계속 서 있으면 뭔가 고통스러운 일이 일어날 것 같은 정도의 추위였소.

내복을 위시로 한 밀착수비대에 이 자리를 빌어 심심한 감사의 말을 전하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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